서울 · 강원교육청 "누리과정 국고지원 없으면 유치원분만 추경"

[세계일보/김예진·이정우 기자=] 교육부가 누리과정(만3∼5세 무상보육) 예산을 추가 편성하는 내용의 추경계획 제출을 요구했지만, 각 교육청은 유치원분만 추가 편성하거나 국고지원을 전제로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시교육청은 13일 “서울시의회 재의 요구 결과에 따라 누리과정 예산 중 유치원분 2500억원은 내부 유보금을 재원으로 이용해 학부모들에게 지원하고, 어린이집분 3800억원은 국가 예비비 및 국고 추가 지원금을 재원으로 할 예정으로, 국고 지원이 이뤄지면 추경을 검토한다는 계획을 교육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누리과정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교육부는 물론, 국회와 중앙정부에 지속적인 소통과 대화를 강조해 온 기조에 따라 제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원도교육청도 유치원분 12개월치만 전액 편성하겠다는 추경 계획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강원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 도의회에 유치원분을 전액 편성하고 어린이집분 미편성한 예산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가 도의회가 유치원분 6개월치를 삭감한 뒤 올해 예산안을 확정한 바 있다.

일단 추경 계획 제출은 교육부 요구를 수용한 것이지만 내용상 어린이집분을 편성하는 쪽으로 진전된 것은 없는 셈이다. 추경예산안 역시 각 시·도의회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다가오는 보육대란을 막기 위해선 여전히 여야간 합의가 필요한 상태다.

서울시의회와 경기도의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누리과정 정부 지원을 거듭 촉구했다.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은 통화에서 “어린이집분 만큼은 정부의 국고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정부가 어린이집분에 대한 국고지원만 한다면 바로 추경이든, 재의요구에 따른 수정 의결이든 즉시 통과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15일까지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는 내용의 추경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