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유치원 선택, 교육보다 안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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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아이미소연구소 | 작성일 | 2015-07-20 14:12:56 |
조회수 | 3,049회 | 댓글수 | 0 |
유치원 선택, 교육보다 안전
학부모들 커져가는 교육기관 불신에
CCTV 설치 유치원 · 어린이집 선호
[금강일보/권은선 기자=] 지역 학부모들이 영·유아 교육기관의 선택 기준을 ‘CCTV’에 의존하는 분위기다. 교육기관에 대한 불신이 잔재하는 가운데 CCTV가 안심코드로 작용하면서다. 영유아보육법 개정으로 내년부터 모든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해야 하지만 실제 설치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인 상황에서 설치 비중이 낮은 가정어린이집 선호도가 떨어지기도 한다.
국·공립 어린이집 및 유치원 모집은 보통 전년도 10월부터 12월까지 신청을 받고 있다. 본격적인 신청 기간 전 다양한 정보를 파악해야 하는 부모들은 우선 CCTV 설치 기관을 우선 고려대상으로 삼는다고 말한다.
동구에 거주하고 있는 김은미(33) 씨는 “맞벌이라 겨우 짬을 내서 어린이집을 알아보고 있다”면서 “아이를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보니 혹여나 발생할 사고나 아이들 간 작은 다툼 등을 옆에서 관찰하면서 지켜보기엔 여유가 없다. 올해 초 한 어린이집에 큰 아이를 맡겼는데 아이 얼굴에 손톱 긁힌 흔적이 있었다. 원장에게 어떻게 된 이유냐고 물어봤으나 속 시원한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그 이후로 CCTV가 설치된 곳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구에 거주하고 있는 박현정(35) 씨는 “본격적으로 신청 받는 시기엔 정신이 없어서 지금부터 어느 유치원이 좋은지 물어보고 다니고 있다”면서 “교육 위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유치원이 더 마음에 들어 일단 어린이집에 대기 걸어놓고 유치원을 천천히 알아보고 있다. 다만 안타까운 건 엄마들끼리 어떤 교육을 위주로 가르치느냐에 큰 관심을 두기보다 우선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곳인지 아닌지를 먼저 확인한다는 점이다”고 씁쓸해했다.
잘 가르치는 곳보다도 CCTV 설치에 의존해 안전한 곳이 우선시되다 보니 호불호는 극명히 갈린다.
해당 교육기관이 좋은 평판을 받고 친절하다고 해도 막상 자신의 아이가 이상 징후를 보였을 때 당장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유성에 살고 있는 이주희(33) 씨는 “평판이 좋아 한 가정 어린이집을 찾았는데 어느 날부터 ‘가만히 있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면서 “불안해서 담당 교사와 상담을 하는 데 특이한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을 뿐더러 CCTV도 없어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그 이후로 괜히 교사와 서먹해지고 우리 아이가 교사 관심에서 소외되는 것 같아 이왕이면 교육 환경이 제대로 잡힌 곳에서 아이를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CCTV 설치 여부를 묻는 학부모의 문의 전화가 많다”면서 “학부모의 신뢰를 얻는 일이 최우선이긴 하지만 CCTV설치 의무화 제도로 인해 현장에선 볼멘소리를 내는 곳이 적잖은 것으로 안다. 기존에 설치했던 CCTV가 정부에서 요구하는 수준과 맞지 않아서 재설치 해야 하는 곳도 있고 그만큼 예산이 빠듯한 곳도 있다. 누리과정 예산 싸움으로 유치원을 선택한 일부 학부모들도 있어 운영이 갈수록 버겁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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