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온종일 교실' 등 74곳에 1300여명 이용

[대전일보/김예지 기자=] 대전지역 맞벌이 가정의 호응을 얻고 있는 '유치원 돌봄교실'이 대전시교육청의 재정난으로 운영 축소가 우려된다.

특히 유치원 돌봄교실의 유아 5명 중 1명 꼴로 이용하고 있는 '온종일 돌봄교실'의 경우 내년도에는 지원 예산이 감소될 가능성이 높아 사전 대책이 요구된다.

13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대전에서 돌봄교실을 운영 중인 유치원은 공립 11곳, 사립 63곳 등 총 74곳이다.

유형별로는 오전 7시부터 오전 9시까지 아침 돌봄을 운영하는 유치원이 43곳,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저녁 돌봄을 운영하는 곳이 21곳,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온종일 돌봄을 운영하는 곳이 10곳이다.

지난 4월 1일 기준으로 유치원 돌봄 교실을 이용하는 유아 수는 아침 돌봄 796명, 저녁 돌봄 343명, 온종일 돌봄 242명 등으로 모두 1381명에 달한다.

유치원 돌봄교실에는 유치원 교사 또는 보육교사 자격을 지닌 돌봄전담 인력이 투입되고 급·간식비를 제외한 인건비와 운영비는 시교육청이 부담하기 때문에 맞벌이 가정의 육아 부담을 크게 덜어 주고 있고 수요도 매우 높다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시교육청의 재정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내년부터는 유치원 돌봄교실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지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올해의 경우 아침 돌봄 유치원에 960만원, 저녁돌봄 유치원에 1500만원, 온종일 돌봄 유치원에 3000만원 등 총 10억 2780만원을 지원했지만 유아 누리과정, 초등돌봄교실 등 교육복지사업의 지속적인 확대로 재정 압박이 심해지면서 유치원 돌봄교실 재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온종일 돌봄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지난 해까지는 교육부가 지원예산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2000만원을 특별교부금으로 지원해줬지만 올해부터는 해당 예산이 보통교부금에 포함됐다. 보통교부금의 특성상 예산 확보가 시급한 곳부터 배정될 가능성이 높아 유치원 돌봄교실 예산이 상대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유치원들은 내년부터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유치원 수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시교육청도 속시원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필요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교육청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아 내년에는 예산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한 뒤 "현재 운영 중인 74개 유치원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이용 원아 수가 1-2명에 불과한 곳은 운영방식을 바꾸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