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때문? 유아 '치명적 폐렴' 매년 증가"

최영희 민주당 의원, '간질성폐렴' 영유아 작년에만 245명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 보건당국이 산모 및 영유아의 원인불명 폐손상 이유를 가습기 살균제로 지목한 가운데 유사증상인 '간질성 폐렴'으로 진료를 받는 영유아 수가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영희 민주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간질성 폐렴으로 진료를 받은 5세 미만 영유아는 2008년 176명, 2009년 213명, 2010년에는 245명으로 매년 증가추세를 보였다고 20일 밝혔다.

3년간 영유아 환자 증가율은 1.4배로 전체 연령대의 환자 증가율 1.1배보다도 높았다. 5~9세의 아동 환자도 2008년 66명에서 2010년 92명으로, 10~14세 환자는 같은 기간 44명에서 66명으로 각각 늘었다.

최 의원은 "원인 미상의 간질성 폐렴으로 사망한 영유아가 상당수에 이른다"며 "원인규명을 요구하는 유족의 목소리가 있는 만큼 보건당국은 사망자에 대한 철저한 역학조사를 실시해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원인미상 폐질환으로 사망하거나 병에 걸린 영유아 6명과 산모 2명의 피해사례를 공개했다.

센터에 따르면 생후 27개월 A군은 급성호흡곤란증후군, 원인 미상 간질성 폐질환 등 10가지 폐질환에 걸려 사망했다. 보건당국이 원인으로 잠정 추정한 가습기 살균제를 3개월 동안 매일 수면시간에 사용했다.

산모 B(33)씨는 4개월 동안 가습기 살균제를 썼다가 성인호흡곤란증후군으로 입원해 그로부터 2개월 뒤 사망했고 또 다른 산모 1명은 원인 미상 급성 간질성 폐렴에 걸려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전국적으로 피해가 있고 특히 영유아 사망이 매우 많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며 "가습기 살균제 피해는 무분별한 화학물질 남용으로 말미암은 바이오사이드(Biocide)의 대표 사례로 드러나지 않은 피해규모가 매우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보건당국은 지난 8월 31일 임산부 원인미상 폐손상의 원인으로 가습기살균제를 지목하고 비슷한 증상을 겪은 영유아와 성인환자에 대한 연구조사에 돌입했다. 6개월 예정이며 22일 1차 회의가 열린다.

가습기살균제의 위해성을 확인하기 위한 동물흡입실험은 26일부터 실험쥐를 대상으로 시작된다. 실험시작 1개월과 3개월 후 각각 폐조직을 확보해 병리소견을 확인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최종결과가 나올 때까지 가습기살균제 사용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