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의회 · 교육청 유치원 무상급식 줄다리기

 교육청 “2학기 전면실시” 도의회 “재정 고려 예산 삭감”

 “유아교육의 공공성 확대와 강화를 위해 유치원 무상급식을 실시해야 한다.”(경기도교육청)

 “기초자치단체의 재정 문제, 어린이집과 유치원 아동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경기도의회)

 오는 2학기 유치원 무상급식 실시를 놓고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의회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당장 2학기부터 도내 만 3~5세 유치원생 15만명에 대한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도의회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초자치단체의 재정 문제, 어린이집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고려해 시행하더라도 축소해서 하자는 입장이다.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는 12일 유치원 무상급식 지원예산 177억원이 포함된 도교육청 1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 통과시켰다. 박세혁 교육위원회 위원장은 “경기도교육청이 유치원 무상급식 정책을 도의회와 충분한 사전협의 없이 발표하고, 추가경정예산에 편성한 것은 유감”이라며 “그러나 경기 교육과 도민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4일부터 시작되는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교육위를 통과한 유치원 무상급식 지원예산안 가운데 일부를 삭감, 본회의에서 의결할 것으로 전망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 경기도당은 도내 인구 50만명 이상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기초자치단체의 재정 부담과 내년 중학교 1~2학년 무상급식 확대를 고려해 유치원은 만 5세에 한해 무상급식을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유치원 전면 무상급식은 무상급식 확대 취지에는 맞지만 우선순위에서 중학교보다 시급하지 않고, 어린이집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어 만 5세 유치원생만 무상급식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반면 경기도교육청은 도내 유치원생 15만명 전체에 대한 무상급식을 계획대로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월례회에서 “2학기 유치원 무상급식 시행 계획은 초등학교 무상급식이 대부분 실현된 가운데 유치원생도 무상급식 대상에 포함시켜달라는 도민들의 강력한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치원 무상급식 시행은 보편적 방식의 유아교육 공공성 확대와 강화라는 교육적 취지에 부합하는 사안이며, 올 2학기에는 도교육청 예산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유치원 무상급식 지원예산으로 177억원을 편성했다. 도내 유치원생 15만명의 한 학기 급식비는 300억원으로, 도교육청은 저소득층 유아급식비로 현재 6만1000명에 대해 123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전체 급식비 가운데 기존에 지원되고 있는 123억원을 제외한 177억원이면 유치원 전면 무상급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교육감은 지난 5월 “유치원 무상교육화를 위해 2학기부터 유치원생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 경태영 기자 kyeo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