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탁상훈 기자 = 유치원을 '입시전쟁의 시작'으로까지 여기는 우리나라의 교육 풍토와는 달리 선진국들 유치원은 어린이의 창의성을 발달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재를 들고 하는 기계적인 학습은 흔치 않다. 핀란드의 유치원 가운데 상당수는 오전 3시간만 수업을 한다. 말이 수업이지 3시간 가운데 2시간을 그냥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게 내버려둔다. 이화여대 유아교육과 박은혜 교수는 "아이일수록 자유롭게 행동하고 사고하는 것이 교육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육 선진국들의 경우 유치원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도 앞서 있는 편이다. 미국의 경우 초등학교에서 'K그레이드'라는 이름으로 1년간 우리식의 유치원 과정을 무료로 운영한다. 국가 차원에서 초등학교 입학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사립 유치원이 있긴 하지만 유아의 90% 이상이 이 공립 유치원 과정을 다닌다. 영국 역시 '리셉션(reception)'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과정을 운영한다. 초등학교 취학 1년 전 아이들을 대상으로 아이의 인성 발달과 학교생활 준비를 도와주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