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포/박현수기자] 유아교육이 일반화되고 있지만 유치원비가 너무 비싸다. 아이 한 명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선 간식비 등을 제외하고도 월 20만원에서 25만원의 원비를 부담해야 한다. 고등학생의 수업료보다 더 드는 셈이다. 비싼 학원비에 아이들을 둔 저소득층 학부모들은 엄두를 내지 못한채 그저 한숨만 쉰다. 다자녀 가정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런 저소득층과 다자녀 가정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주고 수준 높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김포한강 신도시에 공립 단설 유치원이 들어선다.

4일 김포교육청은 70여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이미 입주가 끝난 장기동과 신도시에 포함된 양촌면 구래리에 109명을 수용할 수 있는 6학급 규모의 지경단설유치원과 145명의 어린이들이 다닐 수 있는 9학급 규모의 소마단설유치원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비는 월 4만원선으로 예상하고 있고 2012년 3월에 개원할 예정이다.

주민들의 반응은 환영 일색이다. 장기동에 거주하는 김미숙(34)씨는 "학원비가 워낙 비싸 걱정했는데 공립이 들어선다니 좋다"며 "교육 환경도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지난해에 장기동으로 이사왔다는 박보임(32)씨도 "큰 아이는 사립에 보냈는데 부담이 만만찮다. 둘째와 셋째도 보내야 하지만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공립이 생기면 큰애 학원비로 둘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좋아했다.

주민들은 긍정적이지만 사립유치원 연합회측은 불만이다. 지경유치원의 경우 이미 주변에 설립된 사립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되고 그러면 원비가 비싼 일반 유치원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70여억원을 들여 250여명의 아이들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도 잘못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설립 계획을 백지화하고 그 돈으로 사립유치원을 지원하는게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이같은 주장이 이기적이라는 의견이다. 이상화(45)씨는 "사립을 위해 공립을 포기하라는 건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주장이다. 오히려 더많은 공립을 만들어 아이들의 교육 기회를 늘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교육청은 단설유치원이 들어선다고 해도 정원이 적어 사립들이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당초 9학급으로 돼있던 지경유치원의 정원을 이미 줄였는데 백지화는 안된다는 것이다. 설립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