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민정주기자]정부가 워킹맘의 육아문제해결을 위해 이달부터 전격 시행한 야간돌봄 전담유치원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찾는 이가 거의 없는데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1시(市) 1개소 정책으로 '전시성' 행정이란 비판만 나오고 있다.

수원 영통에 사는 워킹맘 정모(37)씨는 이달초 딸(3)을 야간돌봄 전담 유치원에 보내려 했지만 금세 포기하고 말았다. 수원시내 전담 유치원이 영통과 정반대쪽인 장안구 파장동에 단 1곳만 개설돼 있어 차로 30분이상을 가야 하기 때문이다. 교통정체라도 벌어지면 시간은 더 늘어난다.

정씨는 "야간 전담 유치원을 이용하고 싶어도 너무 멀어 포기했다"며 "유치원은 집에서 가까운 곳에 다니는 게 당연한데 시마다 한 군데씩만 두면 어쩌란 말이냐"고 꼬집었다.

이런 사정은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구리시의 야간 전담유치원은 지난 8일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늦은 시간까지 남아있는 아이는 단 1명 뿐이다. 아직 야간 전담유치원에 대한 홍보가 별로 안 돼 있는데다 어린이집과의 연계도 안돼 있어 이용하는 유아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안양시의 야간 전담 유치원에도 15명이 입원해 있긴 하지만 13명은 이 유치원이 야간 전담 유치원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다녔고, 새로 등록한 유아는 단 2명에 불과하다.

유치원 교사 이모(23)씨는 "아무리 시범사업이지만 지금 잘 돼야 계속 사업이 이어질텐데 뚜렷한 계획도 전달받지 못했고 예산도 받지 못해 학부모에게 알리지도 못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교육청 담당자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홍보를 했지만 아직 초기라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며 "앞으로 운영상 미흡한 점이 발견되면 수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야간돌봄전담유치원은 맞벌이 가정이거나 직장이 있는 한부모 가정의 만3~5세 유아가 이용할 수 있으며, 지역의 다른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에서 야간 전담유치원 이용을 희망하는 유아를 모아 일과 후 밤 10시까지 돌봄 서비스를 한다. 현재 경기도에는 5개 군을 제외한 각 지자체마다 한군데씩 총27개 유치원이 지정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