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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내일은 졸업식입니다.
작성자 flora29 작성일 2010-02-09 19:12:59
조회수 3,359회 댓글수 5
 

내일은 우리 유치원 졸업식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은 초등학생 11명, 유치원생 2명, 전교생 13명의 조그마한 시골 학교입니다.
 
사람들은 이런 말들을 해주었습니다.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곳이니까 갈 곳을 미리 알아봐두는게 좋을거야"
"딱 눈 감고 1년만 버텨"
"한 1년 쉬다 간다고 생각해"
"어떻게 하니?"
"주소를 미리 다른 곳에 옮겨둬"
 
6월...
주소를 근무지로 옮겼습니다.
 
발령 받아 1년...
 
우리반 천사1 : 엄마가 닭공장에 다니시느라 챙겨주지 못해 종종 세수도 유치원에서 하고, 머리도 감겨주어야 했습니다. 처음엔 낯설음에 눈도 마주치지 않던 아이가 "선생님, 업어줘요"합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어찌나 고마웠던지...
 
우리반 천사1 : 맘에 안들면 학교 복도에 드러누워 모두 들으라는 듯 소리를 치며 목청껏 울었습니다. 그러던 아이가 "유치원 졸업하기 싫지 않냐?"합니다. 가슴이 꽉 차 옵니다.
 
남들은 학생 둘 데리고 어떻게 수업 하느냐고 묻습니다.
봄엔 학교 앞동산에 핀 민들레 찾아다니며 홀씨를 불어 날리고, 딸기 심어 딸기도 따 먹고
여름엔 간이수영장에서 초등학교 형님들이랑 수영도 하고,
가을엔 학교 뒷편 밤나무에서 밤도 줍고, 고구마도 캐고. 초등학교 형님들이랑 학교 앞 논에서 메뚜기도 잡고
겨울엔  형님들과 퀴즈대회, 썰매도 탔습니다.
 
내일은 우리 유치원 졸업식입니다.
내 가슴을 빛나는 파랑색으로 채워준 천사 둘이 졸업을 합니다.
축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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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vlftjs90님의 댓글

vlftjs90 작성일

정말이지 잊지못할 두 어린이네요
선생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너무나 감동이예요

bobjuguk님의 댓글

bobjuguk 작성일

축하드립니다. 언제나 천사들이 이 세상에서 아름다운 빛과 소금이 되리라 믿습니다. 선생님의 그 크신 사랑을 받았으니까요^^

jjaeggani님의 댓글

jjaeggani 작성일

선생님 글 읽다 보니 정말 교사가 되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

hjung89님의 댓글

hjung89 작성일

너무나 감사한 글이네요^^ 조금 더 힘내서 공부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선생님의 두 천사같은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두 천사의 졸입을 축하해요~~

ahwlfl04님의 댓글

ahwlfl04 작성일

제마음이 뭉클해지네요
저도 사립에 있었을때 아이들이 졸업후 떠나간 그 교실을 보면서 아이들과 함께했던 추억들을
떠올리면서 그리워 했는데..
오늘따라 그녀석들이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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