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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공부손놓은 中3 ‘현장학습’ 내몬다
작성자 iadmin 작성일 2008-12-23 00:00:00
조회수 2,856회 댓글수 0

사실상 학사일정이 종료된 중학교 3학년 교실의 파행 운영(본지 11월28일 1면 보도) 여파가 왜곡된 ‘현장학습’으로 번지고 있다. 고교 진학이 결정된 11월 중순부터 이런 풍경이 펼쳐지는 학교가 적지 않다. 영화, 뮤지컬 등 공연관람부터 놀이동산, 여행지까지 범위가 확장됐다. 이같은 현장학습을 위해 학생, 학부모는 따로 비용을 내고 여의치 않을 때는 홀로 학교에서 자율학습을 한다. 언뜻 보기엔 근사할 것 같지만 ‘시간 때우기’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자녀 교육을 학교에 맡긴 학부모들은 원망을 쏟아낸다. 중학교 3학년 딸을 둔 학부모 정모(44)씨는 “돈을 안 내면 학교에 나온다는데 그렇게 되면 아이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겠나”며 “어쩔 수 없이 돈을 들여가며 현장학습에 보낸다”고 설명했다.

참교육학부모회 박범이 서울지부장은 “시간 때우기에 불과한 현장학습으로 중3학생들이 방치되고 있다”며 “부모 입장에서는 다른 아이들이 가는데 우리 아이도 보내야 한다는 마음과 혼자 있느니 학교에서 단체로 움직이면 나을 것이라는 생각에 ‘울며겨자먹기’로 현장학습에 동참한다”고 설명했다.

답답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교를 향한 의혹의 눈초리도 매섭다. 학부모 최모(46)씨는 “놀이동산처럼 사람이 많은 곳에서 교육은커녕 보호나 받을 수 있겠냐”며 “학교와 업체 간에 뒷거래라도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통합교육과정을 만들어 교육에 내실을 기하는 학교들도 ‘현장학습의 타락’을 안타까워했다. 서울 강동구의 한 중학교 교사는 “우리는 전 과목 선생님들이 합심해 교재를 만들어 진도를 나가느라 하지 못했던 과학실험, 예체능 감상을 가르치고 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회 서울지부 이을재 조직장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학생들이 시간을 허비하는 건 국가적 낭비”라며 “중요한 시기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학사일정을 조정하거나 지역사회 문화시스템을 활용해 학교 교육과 연계한 재량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포커스신문사 / 신나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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