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이천 장천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의 두번째 이야기 - 텃밭 가꾸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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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marriah | 작성일 | 2008-07-31 19:12:59 |
조회수 | 3,778회 | 댓글수 | 1 |
첫번째에 이어 두번째 이야기를 올립니다.
제가 이곳에 글을 올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현장의 실정을 알고 공부를 하시면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처음 한달을 지나고 나서 텃밭을 가꿔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텃밭을 가꾸면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으니까요.
텃밭 작물을 가꾸면서 무엇인가를 아끼고 보살필 수 있고, 또 자연 속에서 여러 가지들을 탐색하고 관찰할 수 있구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밭에서 나는 작물을 이용해서 여러가지 요리 활동도 할 수 있죠.
발령받고 나서 회식을 할 때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께 유치원에서 텃밭 가꾸기 활동을 하고 싶은데, 학교에 텃밭이 있으면 유치원에 할애해 달라고 부탁 드렸습니다.
처음에는 유치원에서 별걸 다하는 구나... 한번 해봐라 하는 마음으로 허락을 하시는 듯 했습니다.
학교 앞에 기다란 화단을 주시더라구요. 밭도 아닌 화단....
학교 기사님에 따라서 다르시기는 한데, 기사님이 좀 바쁘셔서 땅을 한번 갈아주십사 부탁 드렸지만 힘들다고 거절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어떡합니까? 곡괭이를 빌려서 두시간에 걸쳐 땅을 갈았죠. 그리고 이랑을 두개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은 호미를 들고 도와 준다고는 하지만.. 아시죠?ㅋㅋ
이렇게 하고 나니, 유치원 선생님 일 잘한다고 소문이 나더군요
남들은 대단하다고 하는데... 저는 나름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처럼 기대감을 갖고, 날마다 텃밭에 가는 것이 일상이었죠.
아이들과 무슨 작물을 심을지 정했죠. 감자, 고추,토란, 콩, 토마토, 상추 등....
감자는 싹을 틔운 감자를 함께 자르고, 텃밭에 심었습니다. 고추는 모종을 사구요.
토란은 집에 있는 토란이 있었구요. 콩은 그냥 콩을 불려서 심었죠.
물론 토마토도 모종을 사고, 상추는 학부모가 보내주신 씨를 이용해서 심었습니다.
텃밭의 형태가 하나 하나 갖춰지기 시작하자, 교장 선생님께서 당신 관사 심고 남으거라며 대파 모종을 잔뜩 주시더라구요.. 감사하다고 얼른 받아서 텃밭 모퉁이에 쫙 심었습니다. 무척 흐뭇해 하시더군요.
참고로 상추는 엄청나게 많이 나서, 양을 조절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것잡을 수 없이 많아서 처치 곤란이죠. 처음에 씨앗으로 파종을 하면 자라면서 적절히 솎아 줘야 합니다.
농삿군 다 됐죠?
고추는 진드기가 많이 생기는 작물인데요.
참고로 진드기가 생길때, 햇볕이 쨍쨍한 오후에 분무기에 우유를 담아서 쫘~악 뿌려주면
햇볕에 진드기들이 터져 죽습니다.ㅋㅋ 아이들과 함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기르는 방법을 함께 인터넷으로 조사하다가 알게 된 방법인데요. 효과 만점입니다.
아이들과 텃밭 이름도 정해서 푯말도 세우구요...
날마다 텃밭에 나가서 얼마나 자랐는지 관찰하고, 잡초도 뽑아주었죠.
아이들과 고추를 함께 수확하는 모습인데요. 상추하고 고추는 수확해서 유치원에서 불고기 파티도 했습니다. 물론 일부는 집에 가져 가구요.
불고기 파티는 초등 선생님들과 교장 선생님, 교감 선생님 모두 초대해서 했구요
모든 준비는 아이들과 함께 했습니다. 초대장을 보내고, 현수막을 만들고.....
학교 정자에서 하는 거라, 필요한 세팅도 하구요.
초등 선생님들도 빈손으로 오시지 않았습니다.
수박 한덩이 가져 오셔서 후식으로 다함께 먹었습니다.
이런 불고기 파티를 계기로 초등학교에도 우리 유치원 아이들의 존재를 알리고,
또 아이들도 학교에서 겉도는 셋방살이 하는 아이들이 아니라, 당당히 존재감이 생기게 되는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누군가에게 주는 기쁨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담임 닮아서 어느덧 누군가에게 대접하고 퍼 주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ㅋㅋ
물론 큰 학교에서는 결코 경험하기 어려울것입니다.
시골학교라 가능하겠죠?ㅎㅎ
텃밭 가꾸어 보세요.. 현장에 가시면.....
힘든점도 있지만, 신기하고,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것에 감사하며, 참 유익하고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가을에는 배추를 파종하려고 합니다.. 겨울을 준비하는 활동으로 김장을 하기 위해서요.
그때 맛난 김치 맛보러 오실 수 있는 분...?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댓글목록
이나래님의 댓글
ong1202 작성일.................................와 정말 감탄밖에 안나오네요 존경합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