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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MB ‘사교육비 절반’ 정책 다섯달 “되레 2배로”
작성자 iadmin5 작성일 2008-07-21 00:00:00
조회수 3,501회 댓글수 0
MB ‘사교육비 절반’ 정책 다섯달 “되레 2배로”
기로에 선 교육정책 7·30 서울교육감 선거
① 사교육 대책 어디로 [현장 나가보니]
한겨레 유선희 기자
» 초등 2학년 민아의 방학중 학원 일정과 사교육비 내역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새 정부의 ‘학교 자율화’ 조처로 초·중·고교 교육정책에 대한 권한의 상당 부분이 시·도교육청으로 넘겨진 상황에서 우리나라 교육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는 서울교육의 수장을 주민의 손으로 직접 뽑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도교육감은 교육 예산 편성권, 수업 운영 관련 학사 지도권, 특수목적고 지정권 등 막강한 권한을 지니며, 현재 서울시교육감은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사교육 대책 등 이번 선거의 쟁점을 다섯 차례에 걸쳐 짚어보고, 각 쟁점에 대한 후보들의 생각을 들어본다.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특목고·자사고 광풍
대치동 학원가 “영어·논술 등 포함 월 150만원”
초등생 학습컨설팅도 극성 첫회만 50만~70만원

초등학교 2학년 민아(가명·8)는 방학이 싫다. 학교에 다닐 때는 수학·발레 학원과 영어과외 등 3개만 하면 됐지만, 이번 여름방학에는 6개나 해야 된다. 지난 3월 친구들과 함께 시작한 원어민 영어과외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자 엄마는 민아에게 영어학원을 하나 더 다니도록 했다. 여기에다 일본어학원과 학교 때문에 잠시 쉬었던 한자학원도 다시 가야 한다. 민아는 “학교에 다닐 때 친구들과 놀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며 “하루 종일 학원에서 살아야 해 너무 지겹다”고 했다.

민아 엄마는 “영어몰입교육 열풍 때문에 무리해서 원어민 과외를 시작했는데, 함께 수업 받는 아이 중 1명은 외국에서 1년 살다 왔고 1명은 4개월 연수 경험이 있다”며 “선생님이 ‘민아 때문에 수준을 맞추기 힘들다’고 해 어쩔 수 없이 영어학원 하나를 더 끊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혹시라도 특목고에 못 갈 경우를 대비해 예체능과 제2외국어까지 시키고 있다”며 “한 달에 사교육비가 200만원이 넘게 든다”고 털어놨다.

‘사교육비 절반’을 전면에 내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다섯달이 지났다. 그러나 ‘오륀지 인수위’의 영어몰입교육은 영어 광풍을,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는 특목고·자사고 열풍을 불러오며 되레 사교육을 부채질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사교육비가 절반은커녕 두 배로 늘었다”고 아우성친다.

‘고삐 풀린 사교육’은 학원가에 가보면 쉽게 확인된다. 지난 16일 찾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는 ‘방학 성수기’를 맞아 그 어느 때보다 성업 중이었다. 최근 유명세를 탄 영어 전문 ㅇ학원은 대기번호를 받고 시험을 치러야 겨우 등록할 수 있다. 외고 입시를 준비한다는 중학교 3학년 한아무개양은 “특목고 입시로 유명한 ㅈ학원은 기본 학원비 60만원에 논술·구술면접 준비까지 합치면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며 “여기에 50만~60만원이 드는 영어학원은 따로 다니기 때문에 한 달에 150만원은 족히 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김아무개양은 “외고는 초등 4~5학년부터 시작하는데 한 반에 10명 이상은 준비한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맞춤형 스케줄’을 짜주는 학습컨설팅도 성행하고 있다. 컨설팅 업체들은 테스트를 통해 학생들의 적성을 파악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공부 일정을 짜주는 것은 물론 적당한 학원까지 선정해준다. 학습컨설팅 업체인 ㅁ사 관계자는 “요즘엔 고입 준비를 일찍 시작하기 때문에 초등생 고객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컨설팅 업체의 초기 상담비용은 50만원~70만원 정도이며, 관리 횟수에 따라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학부모들은 사교육 광풍에 휩쓸릴 수밖에 없는 이유로 정부의 섣부른 정책과 이에 따른 불안감을 꼽는다. 5살짜리 아들을 둔 김아무개(서울 서대문구·41)씨는 “영어몰입교육 도입 발표 뒤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있다”며 “정부가 한 번 해본 말 때문에 사교육비가 두 배로 늘었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영어 유치원에선 가정통신문도, 과제도 영어로 내주는데, 솔직히 그걸 받아들 때마다 주눅이 든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영어 통신문’에 주눅이 드는 엄마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영어유치원 부설학원이나 백화점 문화센터 등에는 ‘미국 학교 가정 통신문으로 배우는 영어’, ‘우리 엄마 영어 잘해요’ 등 아이들의 영어교육을 잘 따라갈 수 있게 돕는 ‘엄마 사교육’이 줄을 잇는다.

사교육비 증가세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이 지난 5월 발표한 1/4분기 가계수지 동향을 보면, 가구당 사교육비 지출액은 지난해에 견줘 16%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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