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교시 수업ㆍ우열반 편성 안한다

[매일경제] 김대원 기자 = 앞으로 일선학교에서 '0교시 수업'과 '우열반 편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국 16개 시ㆍ도 교육청 부교육감들은 17일 서울시교육청에서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에 대한 긴급 협의회를 열고 0교시 수업과 우열반 편성을 금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전국 시ㆍ도 부교육감협의회 회장인 김경회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은 "이번 합의는 학교 자율화 세부규칙을 만들 때 '가이드라인'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논의된 것은 △0교시 수업 △우열반 편성 △사설 모의고사 금지 △방과후학교 시간에 특기 적성 외에 교과목 수업 실시 △방과후학교 수업의 영리기관 위탁 등 5개 항목이다.

부교육감들은 '0교시 수업'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건강보호 차원에서 합리적인 규율방안을 마련키로 했으며, '우열반 편성'도 과목별ㆍ수준별 이동수업을 확대하되 단순히 총점에 의한 능력별 반 편성은 지양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방과후학교 시간에 교과목 수업 실시와 사설 모의고사 허용에는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현재까지는 오후 7시 이후에 초등학교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제외한 모든 정규 교과 수업이 금지돼 왔다.

또한 고등학교 모의고사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청 단위에서 주관하는 것만 볼 수 있었다. 방과후학교 수업을 학원 등 민간 사교육 기관에 위탁하는 방안에는 부정적 여론이 우세했다.

부교육감협의회에서 합의된 의견이 실제 각 시ㆍ도 교육청에서 이행될 지 여부는 미지수다. 부교육감협의회의 결정이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 부교육감은 "그동안의 행정 관행으로 볼 때 대부분의 시ㆍ도 교육청은 이를 따를 것이고, 장학 등을 통해서도 일선 학교가 교육청의 이번 가이드 라인을 이행토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교육청의 가이드 라인은 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 자율화 계획' 취지와는 배치되는 측면도 있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부교육감은 "교과부가 없앤다고 다 없애는 것이 아니며, 있어야 할 지침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기용 충북도 교육감은 이날 현재 중학교 1학년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11학년도부터 고입 선발고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