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보육 위한 또 다른 선택 ‘공동육아, 품앗이 육아’… 엄마들 지혜모아 내 아이 창의력 키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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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iadmin2 | 작성일 | 2007-12-12 00:00:00 |
조회수 | 2,443회 | 댓글수 | 0 |
1. 지난달 29일 경기 안산 고잔동 이솝키즈카페의 이솝극장. 네살 또래 아이 8명이 연극놀이에 푹 빠져 있었다. 오늘은 재활용품을 이용해 엄마들이 만든 옷을 입고 아이들이 백설공주 연극을 하는 날이다. 공주가 되고 싶은 최예은 한수빈 중 김장비닐로 만든 공주옷을 입은 예은이가 먼저 백설공주역을 맡았다. 재활용 공주옷은 예은 엄마 권정순(35)씨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의상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평소 옷을 자주 만들어요. 옷 만드는 법을 게시판에 올렸더니 호응이 좋아 연극에 활용하게 됐어요.” 다음은 수빈이 차례. 수빈이가 무대에 오르자 엄마 양희영(32)씨는 행사 후기와 관련한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연신 눌러댔다. 이들은 인터넷 품앗이파워(pumpa.co.kr) 안산 상록지역의 4세 품앗이 육아모임인 ‘도래샘’ 회원. 평소 공원, 놀이터 등에서 주 1회 모임을 갖는데 요즘은 날씨가 추워 실내를 이용한다고 한다. 
품앗이파워 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매주 수요일 또는 목요일 모임에 참여하는 상록지역의 엄마 회원은 200명에 육박할 정도다. 회원들은 아이 연령에 따라 소규모 체험·놀이모임을 갖는다. 도래샘도 그중의 하나. #2. 지난 5일 서울 망원동 ‘우리어린이집’. 올해로 설립 13년을 맞는다. 대문을 여니 넓은 마당과 나무로 만든 그네, 나무집 등이 나타난다. 어린이집 1층에선 3·4세반 옹글도글방 아이들이 서로 ‘여보, ‘아가’라고 부르며 ‘여보놀이’를 하고 있다. 아이들은 이 놀이를 실컷 하다 싫증이 나면 즉흥적으로 다른 놀이로 바꾼다. 2층에는 5·6·7세반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공룡그리기를 하거나, 연극을 하기 위해 만든 연극책, 자신의 희망을 적은 희망책 등을 가지고 놀고 있다. 날씨가 생각보다 포근하자 지도교사들은 오전 중에 나들이를 하기로 결정한다. 3·4세반은 가까운 놀이터, 5·6·7세반은 인근 성미산을 향해 출발한다. ‘강아지풀’로 불리는 3·4세반 교사 이태경(37)씨는 “아이들에게 특별히 시키는 교육은 없다”며 “놀면서 생활교육을 한다”고 말한다. ‘강아지풀’은 아이들에게 친근감을 주기 위한 별명. 이곳은 민간보육시설인 일반 어린이집과 다르다. 특별한 교육프로그램이 없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이다. 그래서 오전 8시에 등원해 오후 7시에 하원하는 아이들의 일정은 단순하다. 아침열기(나들이 장소 소개 등)→나들이→점심식사→자유놀이→낮잠→간식→30분간 연령에 따른 요일별 놀이(색·흙·표현놀이)→자유놀이→귀가. 공동육아는 일정 어디에도 인지교육은 없다. 생활놀이 자체가 교육이기 때문이다. 관료화된 국공립 보육시설, 상업화된 민간 보육시설 등 획일적인 교육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부모들이 직접 나선 지는 오래됐다. 동네 엄마 아빠가 모여 함께 아이들을 키우는 품앗이 육아나 공동육아가 바로 그것이다. 창의력과 탐구심을 키우고 바람직한 육아와 교육을 위한 보육형태로 자리잡으면서 이러한 품앗이·공동육아가 최근 확산되고 있다. 자녀교육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라면 한번쯤 문을 두드려볼 만하다. 먼저 품앗이 육아는 엄마들이 스스로 만들고 꾸려가는 모임이다. 엄마들이 교사가 돼 아이들을 함께 키운다. 한 팀 인원은 10명을 넘지 않는 게 보통. 놀이터, 각종 공공시설, 회원 집을 돌아가며 교육장소로 활용한다. 주로 놀이와 체험학습으로 이뤄지므로 보육시간은 하루 2∼3시간 정도. 보육비는 따로 없고 재료비로 5000원에서 1만원 가량의 회비를 걷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가 함께 하는 품앗이의 장점은 아이들과 친밀한 교류를 가지며 성취감과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역으로 엄마들을 힘들게 한다는 단점도 될 수 있다. 대부분 놀이에 치중하나 학습 위주의 모임도 있다. 주 1회 모이는 서울 화곡동 품앗이의 경우 4∼5명의 엄마가 각 방에 한명씩 들어가 있고 아이들은 30분씩 이동하며 한글 한자 수학 영어 등을 배운다. 주말에 모이기 때문에 맞벌이 주부도 3명이나 참여하고 있다.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김성헌(7)군의 엄마 이소희(30)씨는 "유치원에 만족을 못하는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해 모임에 들어갔다"며 "일대일 학습을 통해 아이들의 집중력이 키워지는 등 이점이 많다"고 말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자녀들의 바람직한 삶과 교육을 위해 부모들끼리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 운영하는 곳이다. 우리어린이집이 1994년 처음으로 개원했다. 자녀를 입학시키려는 부모들은 터전 마련을 위해 가구당 300만∼500만원의 출자금을 내야 한다. 졸업 때 출자금은 돌려받지만 매월 30만원 이상의 보육료를 내야 하는 게 부담. 공동육아에 참여하는 엄마들은 자부심이 강하다. 우리어린이집 김윤빈(5)양의 엄마 김은주(34)씨는 "생활놀이 중심의 교육이 마음에 들어 2년째 공동육아를 하고 있다"며 "사교육은 전혀 시키지 않는다. 노는 게 학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관악구 소재 모어린이집에 딸을 보내기 위해 김현미(33)씨는 4년 전 이사까지 했다. 어린이집에선 부모와 교사간의 긴밀한 의사소통이 '날적이'를 통해 이뤄진다고 한다. 교사가 '날적이'라는 노트에 매일 아이 개인생활을 기록해 부모에게 보내면, 부모도 가정생활 기록을 교사에게 보내 아이에 대해 세세히 파악할 수 있다는 것. 김씨는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너무 좋다. 자기중심적 아이들이 사회성을 기르는 모습을 발견할 때 흐뭇하다"고 말했다. 품앗이 육아 성공하려면 1. 아이 친구를 잘 만나는 것보다 엄마들끼리 코드가 잘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게 중요하다 2. 처음부터 학습을 시작하기보다는 나들이같은 가벼운 만남으로 시작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3. 아이들 개월수와 발달 상태, 인지능력 등을 고려해 팀을 꾸리는 것이 좋다 4. 품앗이 주체는 아이들이다. 엄마의 넘치는 의욕을 자제하고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5. 집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근거리 친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6. 교육자료, 커리큘럼 만드는 일에 너무 힘을 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엄마가 직접 자료를 찾아 커리큘럼을 짜는 게 부담스러울 때는 기존 학습지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7. 서로간 무한한 이해심이 바탕이 돼야 한다. 타인과 슬기롭게 조화해 나가는 엄마의 모습은 아이의 사회성 발달이라는 부수적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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